무무의 이야기

잠수가 취미인 새 (1)


딱새는 10초간 숨 쉬지 말라고 했다.

"쉿!"

그때마다 콧김이 새어 나왔다.

숨을 쉴 때마다 뜨거운 공기가 훅 밀려왔다. 눈 뜨기도 힘든데 숨까지 참아야 했다.

“열 셀게.”

있는 힘을 다해 숨을 참았다. 10초는 짧았다. 얼굴에 혈류가 도는 게 느껴졌다. 딱새가 날 힐긋 보더니 “잘했어.” 하고 말했다. “아니, 잘못 봤어. 중간에 숨 안 참았어.” 딱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최근에.”

딱새가 입을 떼자, 때마침 비둘기 떼가 머리 위로 날아갔다. “이상한 고양이를 만났어. 자기가 새라고 말하는.” 딱새가 품에서 그림을 내밀었다. “잠수가 취미래. 자신이 새래. 사료 대신 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할 거야. 걷다 만나면 네 얘기를 들려줘. 그러면 왜 숨을 참으라고 했는지 말해줄게.”


집으로 가는 길, 품에서 종이를 꺼내 자신을 새라고 말하는 고양이를 봤다. 이건 딱새가 그린 게 틀림없다. 이렇게 삐뚤삐뚤한 선은 딱 봐도 딱새의 선이니깐. 일단 눈을 붙여야 해. 너무 피곤했다. 오늘은 숨도 참고, 오래도 걸었다. 그땐 몰랐다. 산책길에 잠수가 취미인 새를 만나기 전까진. 진짜 새인 고양이가 있다는 생각을.

cat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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